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경계의 확장

미지의 끝에서 상상하는 세계

/upload/board/image/2024/12/PALAN_ISSU/2397230_14955403-1bd3-4c82-8315-8bf52f3dcf95.png

인간은 익숙한 세계의 테두리를 벗어나려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낯선 대륙을 향한 모험이든, 우주를 향한 도전이든, 인간 내면의 깊이를 향한 탐색이든, 경계를 확장하려는 욕망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은 '끝없는 신비 속의 우주'를 향한 우리의 질문을 품고 있고, 인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탐험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경계의 확장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인간 존재의 조건을 되묻는다. '우주를 본다는 건 과거를 보는 일'이라 말할 때, 우리는 그리스와 르네상스 시대를 넘어 138억 년 전의 빛을 바라보고 있다. SF 소설은 확장된 시나리오를 예측하며, '디스토피아 SF의 세계'에서 거꾸로 현재의 문제를 날카롭게 비춘다.

우주는 상상력의 터전이다. '우주 건축의 시대'는 달에 우주 공항을 설계하려는 계획을 살피고, '달에 집을 지으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은 미래의 일상을 그려낸다. 이 작은 별, 지구 위에서 서로 미워하고 분열하지만, 광활한 우주 앞에서 인간은 같은 질문을 한다. '삶의 형식을 공유하지 못하는 외계인과 소통이 가능할까'라는 물음은 타자에 대한 상상을 통해 우리의 고립과 연결을 동시에 다룬다.

이번 큐레이션 '경계의 확장'은 과학과 예술, 역사와 철학이 맞닿는 지점을 탐구한다. 지동설과 천동설이 맞섰던 시절의 사고 실험에서부터 '900억 광년의 우주'를 상상하는 현대에 이르기까지, 경계는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우주론적 질문을 던진 이탈로 칼비노(Italo Giovanni Calvino Mameli)의 상상력이나, '미지의 공간'을 탐험하는 과학자들의 여정은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비춘다.

현실과 상상 사이에서 미지의 경계에 서 보자. 우주라는 거울에 비친 우리의 현재, 그리고 아직 도달하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인간이 확장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탐험해 보자.

- 정지우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