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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필경사에 다녀오다

2024-11-17

  서해랑길 82코스의 시작점 복운리 나눔숲에서 걸으면 처음 만나는 곳이 심훈沈熏기념관이다.

  늘 푸르르고자 했던 항일 민족 문학의 영원한 청년. 심훈의 문학세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다. 심훈의 삶, 당진에서 되살아나다.

 

  마당 한 편에는 나지막한 초가집 당진 필경사筆耕舍가 자리하고 있다. 필경사는 일제의 탄압이 심해지자 심훈1901-1936 선생이 1932년 서울에서 그의 아버지가 살고 있는 송압읍 부곡리로 내려와 작품 활동을 하던 중 1934년에 직접 설계하여 지은 집이다. ‘필경은 심훈선생의 19307월 작품으로 조선인들의 마음을 붓으로 논·밭을 일구듯 표현하고자 하는 심훈의 의지와 함께 자신의 집을 필경사라 명명한 것이다.

  필경사는 대지 661에 건평 62인 아담한 팔작지붕의 목조집이다. “자형 초가지붕 아래 목조기둥으로 세워져있으며 벽체는 황토를 짓이겨 바른 예전 농촌의 전형적인 초가이다. 건물은 정면 5, 측면 2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리상 문이 잠겨 있어 내부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내부에는 심훈 선생이 읽었던 책들과 등불, 옷가지, 부엌의 아궁이, 화장실까지 당시의 모습을 재연해 놓았다고 한다. 필경사는 한 때 그의 장조카인 고 심재영 옹이 관리하다가 당진시에 기부한 이후 군에서 관리하고 있다. 1997년 충청남도 기념물107로 지정되었다(당진시).

  심훈 선생은 민족의식과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을 지닌 당대의 지식인으로서 필경사에서 1935년 농촌 계몽 소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상록수를 비롯하여 영원의 미소, 직녀성등을 집필하였다(심훈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

  마당에는 심훈의 시, 그날이 오면이 새겨진 시비가 있다. 읽어본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와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르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 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 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러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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