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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의 랜드마크- 타이베이101

2024-02-06

2023년 여름, 중국어 교사 연수로 다녀온, 타이베이의 랜드마크를 꼽으라면 단연 타이베이 101”이다. 총 높이는 509m, 지상 101, 지하 5층의 건물로, 정식 명칭은 타이베이 세계금융센터이지만, ‘타이베이 101’ 혹은 ‘101빌딩으로 더 많이 불린다. 2004~2009년에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었지만, 2009년에 두바이에 브루즈 할리파가 완공되면서, 세계 최고층 건물의 자리를 내어주고, 현재는 세계에서 10위로 높은 건물이다.

 

타이베이 101’은 동양적 색채가 뚜렷한 건축 디자인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돈을 벌다라는 중국어 표현인 发财(fā cái (f) 차이)’의 동사 (fā )’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숫자 ‘8 (bā )’를 특히 사랑하는 중화권 문화를 바탕으로 하여 빌딩을 ‘8개 층씩 총 8단으로 구성해 겹쳐 핀 연꽃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덕분에 빌딩 전체가 동양의 느낌이 가득한, 세련되고 멋진 외관을 갖고 있다.

 

타이베이의 전경은 타이베이 101’ 전망대 방문, ‘마오콩 곤돌라’, ‘미라마 관람차를 탑승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들이 예산의 압박을 받는다면, 타이베이 MRT 레드라인(Red line)의 타이베이 101역 다음 역인 상산(象山-샹샨, 타이베이에서 유명한 야경 명소로, 산새가 코끼리와 닮아 코끼리 산이라고 이름 붙었다.)역에 내려서, 상산(象山) 전망대에 올라, 타이베이 101과 그 주변의 전경을 감상하는 방법도 있다. 산 입구에서 30분 정도의 등산 코스를 가지고 있어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고 하지만, 전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운동 부족인 사람은 숨을 헐떡일 수밖에 없다.

 

201912월 아이들과 타이베이 여행을 할 때, 두고 온 남편이 마음에 걸려서, 아이들과 다음에 아빠랑 타이베이 101 전망대에 가고, 이번엔 상산(象山)을 등산하자며, 올랐더랬다. 다행히 아이들이 씩씩하게 봉우리까지 완주하여, 하이킹도 즐기고, 타이베이의 야경도 감상하는 기쁨을 맛보았었다.

 

이번 연수에서는 선생님들과 우아하게 전망대에 올라보려고 했더니, 다들 이미 갔다 온 건지 전망대에 오르겠다는 분들이 없었다. 연수 9일째 되는 날, 임원 선생님들과 타이베이 101 근처 식당에서 훠궈(火鍋-중화식 샤부샤부)’를 포식하고, 소화를 위해 상산(象山)을 오르자며 바람 잡는 선생님들에 휩쓸려 또다시 상산에 오르게 되었다. 지하철 한 정거장을 걷고, 전망대를 향하는 계단을 오르자니 배는 부르고, 다리는 아프고, 진퇴양난이었다.

 

결국 날씬이 선생님 둘이 먼저 봉우리에 오르고, 나를 포함한 통통족 3명은 뒤처져 계단에 걸터앉았다. 먼저 올라간 선생님들이 언제나 내려오려나 위를 올려다보다, 계단 한가운데 쓰인 글귀를 발견했다. ‘站在半路比走到目标更辛苦(목표의 중간에 서 있는 것이 목표에 도달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입니다.)’

 

, 지금의 나를 보고 하는 말인가, 괜스레 마음에 찔리기도 하고, 내가 주저앉은 지점이 중도 포기자들이 속출하는 지점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갈등 끝에, 발에 물집이 난 동료 선생님을 잡아끌고, 봉우리 바로 아래, 육거석(六巨石-상산 두 번째 기념 촬영 명소로 여섯 개의 큰 바위들 위에서 101빌딩과 사진을 찍을 수 있음)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뿌듯한 마음으로 하산하였다.

 

무더운 여름이라는 계절 탓인지, 3년 반이라는 세월이 흘러 체력이 더 약해진 것인지. 지난번의 비교적 수월했던 등산에 비해, 이번에는 아주 힘겨웠지만, 중도에 만난 글귀 덕분에 육거석(六巨石)까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오를 수 있었다. 그 글귀를 지금도 나의 카톡 프로필에 새겨놓고, 나약한 마음이 들 때마다 다시 꺼내 읽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오늘 같은 불금재밌는 소설책 한 권 끌어안고 읽다가 잠들고 싶지만, 100일 글쓰기의 목표를 다시 되뇌며, 오늘의 글과 밀린 글 한 편도 써본다.

 

하산 후에는, ‘상산은 2번이나 올라봤으니, 다음에는 타이베이 101 전망대에 가서 우아하게 타이베이의 전경을 감상할 테다!’라는 마음이 컸지만, 계단에 새겨진 그 글귀를 다시금 마주하고 싶은 마음에, 다음 타이완 여행에도 또다시 상산을 오를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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