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기 쉬운 달걀을 보듬어주는 둥우리처럼 청포도 다방도 예술가들을 보듬어주고 여기 모인 서로의 울타리가 되는 따뜻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ㅣ음악과 웃음소리, 커피향 가득한 청포도다방
경북 포항시 중앙동. 밤새 잠들지 않고 시민의 안전을 지켜준다는 의미로 부엉이를 닮은 외양을 지닌 ‘부엉이 파출소’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빈티지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청포도다방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위치해있다. 지난 6월 29일(토) 오후 5시, 이곳 청포도 다방에서 ‘꿈틀로 둥우리’라는 제목으로 골목콘서트가 열렸다.
어둠이 내린 꿈틀로 골목에는 청포도다방만이 유독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동반한 수십명의 가족 관람객들로 꽉 찬 내부는 떠들썩한 기대감으로 가득 했다.
골목콘서트의 첫 문을 연 것은 ‘꿈틀로 둥우리’ 행사를 기획한 최미경님의 차분하고 유려한 인사말이었다.
“이 동네가 60, 70년대, 80년대까지는 엄청 번화가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상권이 다 죽고 비어 있는 공간이 되게 많아요. 그걸 포항문화재단에서 싼 값에 임대해 여러 예술 작가들이 저렴하게 들어오시면서 지금의 꿈틀로가 됐는데요. 처음에 꿈틀로 내에서 청포도 다방을 어떻게 활성화할지 고민하다 떠올랐던 게 바로 ‘둥우리’라고 불리는 달걀 꾸러미였어요.”
ㅣ스마트폰 대신 짚풀 공예!
골목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짚풀 공예 김주헌 작가의 주도로 가족들이 힘을 모아 달걀 둥우리를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이었다.
“애 엄마가 오자 해서 애들 데리고 그냥 왔는데 여기가 뭐 하는 데에요?” 청포도다방에 들어서며 이렇게 구수하게 물어오던 한 아버님은 정작 체험시간이 되자 감춰두었던 예술혼을 불태우며 짚풀 공예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또 웬만한 어른보다 손재주가 뛰어난 몇몇 아이들이 뚝딱 달걀 둥우리 하나를 능숙하게 완성해내자 주변에서는 ‘우와!’하는 감탄과 물개 박수도 터져 나왔다.
한편,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동요를 함께 부르는 시간이나 어쿠스틱 밴드 ‘띠동갑 밴드’가 이문세와 김광석의 노래를 열창하며 부모세대의 추억을 소환하기도 했다.
준비했던 골목콘서트가 끝나자 기획자 최미경님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뿌듯한 마음을 표현했다. 앞으로도 청포도다방이 꿈틀로의 예술가들을 보듬어주고, 예술가와 대중들이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진심을 전했다.
왁자지껄한 시간이 끝나갈 무렵, 청포도다방을 찾은 20대 관객 최민지님에게 골목콘서트에 참여한 소감을 물었다.
“이전에도 여기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 활동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요. 이번에 골목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음악 공연과 짚풀 공예 체험을 동시에 하는 모습을 보니 좀 더 다채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또 기존 상업 공간 카페에서는 단순히 ‘소비’에 열중한다면 이 곳에서는 좀더 예술가나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았어요.”
일상 속에서 인문이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관객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볼 때, 머릿속에 어떤 한 장의 그림이나 사진처럼 이미지로 기억에 남을 때가 많잖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인문’은 뭔가를 볼 때, 머리 속에 기억되는 풍경이나 경관인 것 같아요.”
ㅣ부모와 아이들이 어울려 만드는 따뜻한 풍경
골목콘서트 ‘꿈틀로 둥우리’편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풍경이나 경관이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스마트폰만 보느라 가족과의 소통에 관심이 없을 거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날 골목콘서트를 찾은 가족들의 얼굴에는 유독 생기가 가득했다. 소소하게 짚풀 공예 체험을 하며 부모와 자녀가 대화도 나누고 친구처럼 장난도 치면서 따뜻하고 정겨운 풍경을 자아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일상 속 인문의 현장이 그곳에 있었다.
[포항] 꿈틀로 둥우리
원도심 재생공간에서 따뜻한 문화공간으로!
2019-07-24
"깨지기 쉬운 달걀을 보듬어주는 둥우리처럼 청포도 다방도 예술가들을 보듬어주고 여기 모인 서로의 울타리가 되는 따뜻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ㅣ음악과 웃음소리, 커피향 가득한 청포도다방
경북 포항시 중앙동. 밤새 잠들지 않고 시민의 안전을 지켜준다는 의미로 부엉이를 닮은 외양을 지닌 ‘부엉이 파출소’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빈티지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청포도다방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위치해있다. 지난 6월 29일(토) 오후 5시, 이곳 청포도 다방에서 ‘꿈틀로 둥우리’라는 제목으로 골목콘서트가 열렸다.
어둠이 내린 꿈틀로 골목에는 청포도다방만이 유독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동반한 수십명의 가족 관람객들로 꽉 찬 내부는 떠들썩한 기대감으로 가득 했다.
골목콘서트의 첫 문을 연 것은 ‘꿈틀로 둥우리’ 행사를 기획한 최미경님의 차분하고 유려한 인사말이었다.
“이 동네가 60, 70년대, 80년대까지는 엄청 번화가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상권이 다 죽고 비어 있는 공간이 되게 많아요. 그걸 포항문화재단에서 싼 값에 임대해 여러 예술 작가들이 저렴하게 들어오시면서 지금의 꿈틀로가 됐는데요. 처음에 꿈틀로 내에서 청포도 다방을 어떻게 활성화할지 고민하다 떠올랐던 게 바로 ‘둥우리’라고 불리는 달걀 꾸러미였어요.”
ㅣ스마트폰 대신 짚풀 공예!
골목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짚풀 공예 김주헌 작가의 주도로 가족들이 힘을 모아 달걀 둥우리를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이었다.
“애 엄마가 오자 해서 애들 데리고 그냥 왔는데 여기가 뭐 하는 데에요?”
청포도다방에 들어서며 이렇게 구수하게 물어오던 한 아버님은 정작 체험시간이 되자 감춰두었던 예술혼을 불태우며 짚풀 공예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또 웬만한 어른보다 손재주가 뛰어난 몇몇 아이들이 뚝딱 달걀 둥우리 하나를 능숙하게 완성해내자 주변에서는 ‘우와!’하는 감탄과 물개 박수도 터져 나왔다.
한편,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동요를 함께 부르는 시간이나 어쿠스틱 밴드 ‘띠동갑 밴드’가 이문세와 김광석의 노래를 열창하며 부모세대의 추억을 소환하기도 했다.
준비했던 골목콘서트가 끝나자 기획자 최미경님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뿌듯한 마음을 표현했다. 앞으로도 청포도다방이 꿈틀로의 예술가들을 보듬어주고, 예술가와 대중들이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진심을 전했다.
왁자지껄한 시간이 끝나갈 무렵, 청포도다방을 찾은 20대 관객 최민지님에게 골목콘서트에 참여한 소감을 물었다.
“이전에도 여기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 활동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요. 이번에 골목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음악 공연과 짚풀 공예 체험을 동시에 하는 모습을 보니 좀 더 다채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또 기존 상업 공간 카페에서는 단순히 ‘소비’에 열중한다면 이 곳에서는 좀더 예술가나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았어요.”
일상 속에서 인문이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관객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볼 때, 머릿속에 어떤 한 장의 그림이나 사진처럼 이미지로 기억에 남을 때가 많잖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인문’은 뭔가를 볼 때, 머리 속에 기억되는 풍경이나 경관인 것 같아요.”
ㅣ부모와 아이들이 어울려 만드는 따뜻한 풍경
골목콘서트 ‘꿈틀로 둥우리’편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풍경이나 경관이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스마트폰만 보느라 가족과의 소통에 관심이 없을 거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날 골목콘서트를 찾은 가족들의 얼굴에는 유독 생기가 가득했다. 소소하게 짚풀 공예 체험을 하며 부모와 자녀가 대화도 나누고 친구처럼 장난도 치면서 따뜻하고 정겨운 풍경을 자아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일상 속 인문의 현장이 그곳에 있었다.
○ 리뷰 및 인터뷰 정리 - 임귀연
○ 영상 촬영/편집 - 이용호
○ 사진 촬영 - 박주영
○ 도움 주신 곳 -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
장소 정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포항] 꿈틀로 둥우리'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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