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한국. 그 밑에는 한국만의 ‘속도감’이 자리잡고 있다. 뭐든지 항상 빠르게 변하고, 항상 최신의 기술과 유행을 좇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전통의 것이라든가 오래된 것을 꺼려하고, 경멸하는 태도를 발견할 수 있다. 뭐든 오래된 것은 숨겨야 하고, 전통은 부끄러운 일이거나 동시대에서 살아남기에 부족하고, 더 나아가 고치거나 때워서 쓰는 건 가난의 증표라는 인식이다. 한국이라는 국가 전체가 최신화에 대한 압박감에 사로잡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오래된 현대>는 오래된 어느 전파사 사장님의 모습을 통해, 현대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새것’ 또는 최신에 대한 선망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려 한다.
ㅣ줄거리
서울 동작구 도깨비시장에는 46년 된 전파사가 있다. 전파사의 이름은 ‘현대’ 다. ‘현대전파사.’ 한때는 진열대의 컬러TV를 구경하려고 주민들이 북적이며, 동네에서 가장 최신의 느낌을 풍기던 현대전파사. 그러나 이제는 물건이 고장 나면 고쳐 쓰기보다는 버리고 새로 사는 시대가 됐고, 한 동네에 두세 개씩 존재하던 전파사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전파사가 사라지게 된 것은 새것만 선호하는 사람들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쳐서 쓸 수 없게끔 IC 칩을 위주로 만들어지고, 한번 뜯으면 다시 조립할 수 없게끔 만들어지는 전자제품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다. 빨리 고장나고 고칠 수가 없어야 또 새로 사는 것이고, 그래야 그걸 만드는 공장들도 돌아가기 때문이니 어쩔 수가 없다고 사장님은 말한다.하지만 현대전파사에는 오늘도 많은 손님이 드나든다. 카세트테이프, 믹서기, 전기밥솥들을 조금 더 써보려고 고장난 물건들을 갖고 오는 것은 30년 이상 드나들던 오래된 단골들이다. 사장님은 물건 하나도 정성껏 고치고, 고친 만큼 열심히 닦는다. 그러면 그 물건은 새것이 아닌데도, 새것처럼 보인다. 사장님은 본인이 나이가 들어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런 사장님에게 오래된 손님들은 자기들이 계속 물건을 고치려면,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계속 하셔야만 한다고 말한다.
[2023 인문 다큐 영화제] 오래된 현대
오래된 현대전파사 이야기
2023-11-20
ㅣ오래된 현대
오래된 현대전파사 이야기
연출: 안건형 프로듀서: 노은지 조연출: 이혜주
ㅣ기획 의도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한국. 그 밑에는 한국만의 ‘속도감’이 자리잡고 있다. 뭐든지 항상 빠르게 변하고, 항상 최신의 기술과 유행을 좇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전통의 것이라든가 오래된 것을 꺼려하고, 경멸하는 태도를 발견할 수 있다. 뭐든 오래된 것은 숨겨야 하고, 전통은 부끄러운 일이거나 동시대에서 살아남기에 부족하고, 더 나아가 고치거나 때워서 쓰는 건 가난의 증표라는 인식이다. 한국이라는 국가 전체가 최신화에 대한 압박감에 사로잡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오래된 현대>는 오래된 어느 전파사 사장님의 모습을 통해, 현대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새것’ 또는 최신에 대한 선망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려 한다.
ㅣ줄거리
서울 동작구 도깨비시장에는 46년 된 전파사가 있다. 전파사의 이름은 ‘현대’ 다. ‘현대전파사.’ 한때는 진열대의 컬러TV를 구경하려고 주민들이 북적이며, 동네에서 가장 최신의 느낌을 풍기던 현대전파사. 그러나 이제는 물건이 고장 나면 고쳐 쓰기보다는 버리고 새로 사는 시대가 됐고, 한 동네에 두세 개씩 존재하던 전파사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전파사가 사라지게 된 것은 새것만 선호하는 사람들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쳐서 쓸 수 없게끔 IC 칩을 위주로 만들어지고, 한번 뜯으면 다시 조립할 수 없게끔 만들어지는 전자제품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다. 빨리 고장나고 고칠 수가 없어야 또 새로 사는 것이고, 그래야 그걸 만드는 공장들도 돌아가기 때문이니 어쩔 수가 없다고 사장님은 말한다. 하지만 현대전파사에는 오늘도 많은 손님이 드나든다. 카세트테이프, 믹서기, 전기밥솥들을 조금 더 써보려고 고장난 물건들을 갖고 오는 것은 30년 이상 드나들던 오래된 단골들이다. 사장님은 물건 하나도 정성껏 고치고, 고친 만큼 열심히 닦는다. 그러면 그 물건은 새것이 아닌데도, 새것처럼 보인다. 사장님은 본인이 나이가 들어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런 사장님에게 오래된 손님들은 자기들이 계속 물건을 고치려면,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계속 하셔야만 한다고 말한다.
댓글(1)
조**
2023-12-21나이가 들면서 '굳이'라며 일도 사랑도 이젠 쉽게 털어내는 게 어른이 된 것이라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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