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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2024-08-17

갑돌

허송세월

 

                                 2024.9.12. 김훈, 나남, 2024

자유 논제

 

김훈의 산문집입니다. 여러분이 느낀 소감은 무엇인가요?

 

핸드폰에 가 찍히면 죽음은 배달상품처럼 눈앞에 와 있다. 액정화면 속에서 죽음은 몇줄의 정보로 변해 있다. 무한공간을 날아온 이 정보는 발신과 수신 사이에 시차가 없다. 액정화면 속에서 죽음은 사물화되어 있고 사물화된 만큼 허구로 느껴지지만 죽음은 확실히 배달되어 있고, 조위금을 기다린다는 은행계좌도 찍혀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의 관성적 질감은 회미한데, 죽은 뒤의 시간의 낯섦은 경험되지 않았어도 뚜렷하다. 이 낯선 시간이 평안하기를 바라지만, 평안이나 불안 같은 심정적 세계를 일체 떠난 적막이라면 더욱 좋을 터이다.(p.7)

별점

☆☆☆☆☆

읽은 소감

 

 

2. 책 속에 인상 깊은 문장이나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발췌 1

 

발췌 2

 

 

3. 저자는 말년에 대해 서술했습니다. 여러분은 늙어간다는 것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늙으니까 혼자서 웃을 수밖에 없고 혼자서 울 수밖에 없는 일들이 많은데, 웃음과 울움의 경계도 무너져서 뿌옇다. 웃음이나 울음이나 별 차이 없는데, 크게 나오지는 않고 바람만 픽 나온다. 기쁨, 슬픔, 외로움, 그리움, 사랑, 행복 같은 마음의 침전물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로되, 이 물컹거리고 들척지근한 단어들을 차마 연필로 포획할 수가 없어서 글로 옮겨 남들에게 들이밀지 못한다.(p.38)

 

4. 여러분의 유언은 무엇인가요?


 

내 친구 김용택 시인의 아버지는 섬진강 상류의 산골마을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사셨다. 김용택의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김용택을 불러놓고 유언을 하셨는데, “네 어머니가 방마다 아궁이에 불 때느라고 고생 많이 했다. 부디 연탄보일러를 놓아드려라라고 말씀하셨다. 이유언은 건실하고 씩씩하고 속이 꽉 차 있다. 김용택의 아버지는 참으로 죽음을 별것 아닌 것으로, 아침마다 소를 몰고 밭으로 나가듯이 가볍게 받아들이셨다. 그리고 숨을 거두는 순간에도 인생의 당면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이 정도 유언이 나오려면, 깊은 내공과 오래고 성실한 노동의 세월이 필요하다.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삶은 무겁고 죽음은 가볍다.(p.54)

 

 

 

5. 저자는 남북의 적대적인 언어, 우리 사회의 증오의 언어에 대해 말한다. 나의 말의 습관은 어떠한가요?

 

지난 70년 동안 이 불행한 분단의 시대를 지배한 것은 증오와 불신과 저주의 언어였다. 이 언어의 쓰레기들은 판문점에 쌓였고, 선전 매체를 통해 울려 퍼졌고, 유엔에서 부딪혔다. 증오와 불신과 적개심은 남북뿐 아니라 남쪽의 여러 이념 집단과 정치 세력들의 언어의 주류를 이루었다.

언어는 소통이 아니라 적대의 장벽을 쌓는 사업에 동원되었다. 여러 정파들이 날마다 욕지거리, 악다구니, 거짓말, 저주와 증오, 가짜뉴스를 확성기로 쏟아내고 언론 매체가 이 악다구니를 전국에 증폭시킨다.(p.110)

 

 

6. 2014년에 일어난 세월호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기울어진 배안에는 승객 400여 명이 남아 있었다. 이 시간에 선내 방송은 현 위치에서 안전하게 기다리고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마십시오라고 승객들에게 거듭 외쳤다.

1030분 세월호는 뒤집혀서 승객들과 함께 물 밑으로 가라 앉았다. 일은 돌이킬 수 없이 어렵게 되었다. 뉴스가 나가자 단원고 학부모들과 일반 승객의 가족들이 진도 팽목항으로 몰려와서 울부짖었다. 물밑에서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p.111)

 

 

7. 젊은이들이 키스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나요?

 

키스의 힘은 이별과 재회, 상실과 회복, 고통과 기쁨을 통합해서 새로운 시간과 삶의 국면을 연다. 첫 키스는 날카롭고 강력하다. 이 키스는 현재의 키스이며 미래의 키스이다.

젊은이들이 저렇게 살아서 서로 끌어안고 키스하고 있으니 무언가 새로운 것들이 이루어질 것이었다. 그 키스는 미세먼지 자욱한 세종로 네거리의 키스였고 치매 증세로 펄럭이는 현수막 아래서의 키스였지만, 새롭게 살아 나가야 할 날들의 키스였고 한용운의 시에 나오는 이제지금의 키스였다. 마주 선 두 개의 거울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보이지 않는다. 삶의 쇄신은 이제지금의 바탕에서만 가능하다. 키스는 관능이고 혁명이다.

주말에는 키스 구경하러 현수막 나붙은 세종로에 가려 한다.(p.210)


선택 논제

 

1. 저자는 이제까지의 인생을 허송세월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동의하시나요?

 

지나간 시간의 햇볕은 돌이킬 수 없고 내일의 햇볕은 당길 수 없으니 지금의 햇볕을 쪼일 수밖에 없는데, 햇볕에는 지나감도 없고 다가옴도 없어서 햇볕은 늘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 온다. 햇볕은 신생하는 현재의 빛이고 지금 이 자리의 볕이다.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p.43)

 

동의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2. 장자는 어떠한 사람인가?

 

장자는 순결한 삶, 자유로운 정신, 억압 없는 세상의 모습을 역동적 드라마로 제시한다. 노자는 사상의 원형이며 뼈대일 터인데, 여기에 판타지를 넣고 스토리를 엮어서 인간세에 적용하면 장자가 된다. 장자는 뛰어난 스토리텔러다 장자는 인간의 수많은 질문에 직접 대답하기보다는 질문의 근저를 부수어 버림으로써 인간세의 끝없는 시비를 끝낸다. 질문이란 대체로 성립되기 어렵다. 인간의 짧은 줄에 목이 매여서 이념, 제도, 욕망, 언어, 가치, 인습 같은 강고한 말뚝에 묶여 있다. 짧은 줄로 바싹 묶여서, 괴로워하기보다는 편안해하고 줄이 끊어질까 봐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장자가 마음의 도끼줄로 이 목줄을 끊어 주는데, 줄이 끊어지면서 드러나는 세계의 질감은 가볍고 서늘하다.(p.129)

 

사상의 원형

뛰어난 스토리 텔러

 

3.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냄새는 무슨 냄새인가요?

 

소년 시절의 똥 냄새와 햇볕 냄새는 내 마음의 기층구조를 이룬다. 지금도 공원에 나가서 햇볕을 쪼이면 이 두가지 냄새가 마음의 저변에서 피어오르고 그 냄새는 또 다른 많은 냄새를 살려낸다. 냄새가 사라져도 냄새의 자취는 사라지지 않는다.(p.324)

 

똥 냄새

햇볕 냄새

휘발유 냄새

 

 

토론에서 인상 깊었던 한 마디와 토론 소감을 나눠봅시다.

 

공공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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