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날들은 그런 경계에 있었다. 미움과 후회, 욕심과 과거의 추억들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였다.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경계선에서 나의 마음은 오늘도 갈팡질팡하며 그 시절을 그리워했다. 이제는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진심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건지, 그저 애틋한 마음으로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건지….(p.8)
2. 책 속에 인상 깊은 문장이나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3.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경험에 대해 말해보자.
― 이상하지? 다른 날은 엄청 느리게 가더니, 너랑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
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나도 그래. 집에 가도, 또 너 생각할 거야.
우리는 기차 앞에 다다라서도 한참을 서 있었다. 마치 오늘 하루가 끝나지 않길 바라는 듯. 그러나 결국 너는 작은 손짓과 함께 돌아섰다. 나는 기차에 앉아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p.41)
4. 이별했어도 잊지 못하던 사랑의 향수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겁이 나. 이젠 널 잊어버릴까 두려운 게 아니라, 영영 널 잊지 못한 채로 살게 될까 봐. 몇 날 며칠씩, 어둠 속에 빠져서, 이젠 그곳에 없을 네 얼굴을 찾아 헤매기만 할까 봐. 너만 아프지 않으면, 너만 불행하지 않으면 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이젠 나도 나를 모르겠어. 사실은 나도, 네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래도 너 없이 살아야 하니까, 그런 네 삶이 불행하게 느껴져.(p.66)
5. 사랑도 이별도 운명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는지, 이 질기고 질긴 인연의 끈을 차마 끊어내지 못하고 현생까지 끌고 왔습니다. 그리고 나는 또 한 번, 바보처럼 당신을 믿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만나게 된 데는 특별한 사유가 있었지 않았겠느냐고, 떠나가버린 당신을 에둘러 좋게 포장하려 했습니다.
운명을 믿느냐는 말장난에는 언제나 굶주린 사랑이 있었지만, 그래도 당신 앞에서는 애걸하지 않으려 했습니다.(p.182)
6.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했는데도 미련이 남아 있는 경험이 있는가를 말해보자.
그러나 가끔 미련 같은 것이 내 일상을 지배했다. 마치 떨어지지 않는, 노을 진 시간의 검은 땅거미처럼. 네 생각은 끊임없이 내 발 뒤꿈치에 붙어 있었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고, 검은 실루엣을 보며 어렴풋이 얼굴을 떠올렸다. 그러다 점차 너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게 되었고, 아련해졌고, 이내 조금씩 변형되었다. 훨씬 더 완벽한 사람으로, 더없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너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없게, 너는 그렇게 내 가슴속에서 환상의 인물로 진화했다.
널 떠나면 누구든 사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난 누구도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
(p.224)
7.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별 후에 찾아오는 기억에는 늘 좋은 향기만 남았다. 그 풋풋한 향내가 자꾸만, 이별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은 없는 것 같다. 모든 이별에는 살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이 따랐다. 이별로 인해 이별 속에 영혼을 갇히게 할 것인지 아니면 이별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날 것인지 정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었다. 외로움 속에서 홀로 사랑과 맞서며 살아갈 것인지, 이별 속에서 괴로워할 것인지, 이별을 이해할 것인지, 분명한 것은, 그 아픔 속에서 빨려 들어가지 않을 것. 아무도 우리의 이별을 대신 책임져 주지 않으니 말이다.(p.236)
8. 여러분은 그리움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어떤 감정은 형언할 수 없는 형태로 남아 주변을 맴돌았다. 그 형태는 포근한 햇살이 내리는 창가에서는 상쾌한 풋사과 향이 났고, 차가운 어둠이 밑도는 새벽 침대 밑에서는 비에 젖은 축축한 신발 같기도 했다. 그 형태는 향기라고 단정 짓기에도 애매했다. 냄새였다가도 느낌 같다고 했고, 어렴풋이 보이는 어떤 형태 같다가도 보이지 않는 영혼 같기도 했다. 또는 즐거운 추억이기도 했고, 턱 밑에 울음이 차오르는 슬픔이기도 했다. 글쎄,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세상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 형태를 그리움이라고 부르는 듯하다.(겉표지)
선택 논제
1. 사랑과 그리움은 쉬운 것이 아니라 힘듦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기에 동의하나요?
― 나 너무 힘들어.
― 조금만 더 버텨 보자. 잘 풀릴 거야.
그저 그 한마디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었던 우리들 말이야.
인생에 수많은 폭풍우가 지나가고 마침내 잔잔한 바다가 된 것은 날씨가 화창했기 때문은 아니었어. 다년간의 경험이 거친 폭풍우를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주었던 거야. 그런 모습을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더라. 우리는 우리가 언제 어린이 되었는 줄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있었어.(p.21)
동의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2.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할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누구를 위한 이별이었을까? 어쩌면 우리를 위한, 그리고 더 나아가 각자의 행복을 위한 이별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또 각자의 계절을 살아갈 것이다.
네가 내 앞에서 다정한 연인의 손을 잡고 나를 향해 웃는 그 순간에도, 나는 흔들림 없이 너를 축복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지켜온 사랑의 마지막 모습이니까.(p.54)
축복한다
증오한다
3. 사랑하는 남자가 나를 떠나고 사고로 죽는 영원한 이별을 맞을 때의 감정은 무엇인가?
넌 나에게 참으로 잔인한 행복이었다. 널 처음 만나 사랑을 시작했고, 너와 영원히 헤어지던 계절인 겨울. 도돌이표처럼 되돌아온 이 계절은 마치 타임머신같이, 넌 나의 특별한 계절이 되어가는 것일까.(p.63)
안타까움
홀가분
무관심
※ 토론에서 ‘인상 깊었던 한 마디’와 토론 소감을 나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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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경계선』
2025-07-28
갑돌
『그리움의 경계선』
2025.8.22 김희영, 문학공방, 2025
자유 논제
1. 연애감정집(集)인 그리움의 경계선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모든 날들은 그런 경계에 있었다. 미움과 후회, 욕심과 과거의 추억들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였다.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경계선에서 나의 마음은 오늘도 갈팡질팡하며 그 시절을 그리워했다. 이제는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진심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건지, 그저 애틋한 마음으로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건지….(p.8)
2. 책 속에 인상 깊은 문장이나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3.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경험에 대해 말해보자.
― 이상하지? 다른 날은 엄청 느리게 가더니, 너랑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
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나도 그래. 집에 가도, 또 너 생각할 거야.
우리는 기차 앞에 다다라서도 한참을 서 있었다. 마치 오늘 하루가 끝나지 않길 바라는 듯. 그러나 결국 너는 작은 손짓과 함께 돌아섰다. 나는 기차에 앉아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p.41)
4. 이별했어도 잊지 못하던 사랑의 향수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겁이 나. 이젠 널 잊어버릴까 두려운 게 아니라, 영영 널 잊지 못한 채로 살게 될까 봐. 몇 날 며칠씩, 어둠 속에 빠져서, 이젠 그곳에 없을 네 얼굴을 찾아 헤매기만 할까 봐. 너만 아프지 않으면, 너만 불행하지 않으면 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이젠 나도 나를 모르겠어. 사실은 나도, 네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래도 너 없이 살아야 하니까, 그런 네 삶이 불행하게 느껴져.(p.66)
5. 사랑도 이별도 운명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는지, 이 질기고 질긴 인연의 끈을 차마 끊어내지 못하고 현생까지 끌고 왔습니다. 그리고 나는 또 한 번, 바보처럼 당신을 믿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만나게 된 데는 특별한 사유가 있었지 않았겠느냐고, 떠나가버린 당신을 에둘러 좋게 포장하려 했습니다.
운명을 믿느냐는 말장난에는 언제나 굶주린 사랑이 있었지만, 그래도 당신 앞에서는 애걸하지 않으려 했습니다.(p.182)
6.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했는데도 미련이 남아 있는 경험이 있는가를 말해보자.
그러나 가끔 미련 같은 것이 내 일상을 지배했다. 마치 떨어지지 않는, 노을 진 시간의 검은 땅거미처럼. 네 생각은 끊임없이 내 발 뒤꿈치에 붙어 있었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고, 검은 실루엣을 보며 어렴풋이 얼굴을 떠올렸다. 그러다 점차 너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게 되었고, 아련해졌고, 이내 조금씩 변형되었다. 훨씬 더 완벽한 사람으로, 더없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너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없게, 너는 그렇게 내 가슴속에서 환상의 인물로 진화했다.
널 떠나면 누구든 사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난 누구도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
(p.224)
7.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별 후에 찾아오는 기억에는 늘 좋은 향기만 남았다. 그 풋풋한 향내가 자꾸만, 이별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은 없는 것 같다. 모든 이별에는 살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이 따랐다. 이별로 인해 이별 속에 영혼을 갇히게 할 것인지 아니면 이별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날 것인지 정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었다. 외로움 속에서 홀로 사랑과 맞서며 살아갈 것인지, 이별 속에서 괴로워할 것인지, 이별을 이해할 것인지, 분명한 것은, 그 아픔 속에서 빨려 들어가지 않을 것. 아무도 우리의 이별을 대신 책임져 주지 않으니 말이다.(p.236)
8. 여러분은 그리움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어떤 감정은 형언할 수 없는 형태로 남아 주변을 맴돌았다. 그 형태는 포근한 햇살이 내리는 창가에서는 상쾌한 풋사과 향이 났고, 차가운 어둠이 밑도는 새벽 침대 밑에서는 비에 젖은 축축한 신발 같기도 했다. 그 형태는 향기라고 단정 짓기에도 애매했다. 냄새였다가도 느낌 같다고 했고, 어렴풋이 보이는 어떤 형태 같다가도 보이지 않는 영혼 같기도 했다. 또는 즐거운 추억이기도 했고, 턱 밑에 울음이 차오르는 슬픔이기도 했다. 글쎄,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세상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 형태를 그리움이라고 부르는 듯하다.(겉표지)
선택 논제
1. 사랑과 그리움은 쉬운 것이 아니라 힘듦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기에 동의하나요?
― 나 너무 힘들어.
― 조금만 더 버텨 보자. 잘 풀릴 거야.
그저 그 한마디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었던 우리들 말이야.
인생에 수많은 폭풍우가 지나가고 마침내 잔잔한 바다가 된 것은 날씨가 화창했기 때문은 아니었어. 다년간의 경험이 거친 폭풍우를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주었던 거야. 그런 모습을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더라. 우리는 우리가 언제 어린이 되었는 줄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있었어.(p.21)
동의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2.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할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누구를 위한 이별이었을까? 어쩌면 우리를 위한, 그리고 더 나아가 각자의 행복을 위한 이별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또 각자의 계절을 살아갈 것이다.
네가 내 앞에서 다정한 연인의 손을 잡고 나를 향해 웃는 그 순간에도, 나는 흔들림 없이 너를 축복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지켜온 사랑의 마지막 모습이니까.(p.54)
축복한다
증오한다
3. 사랑하는 남자가 나를 떠나고 사고로 죽는 영원한 이별을 맞을 때의 감정은 무엇인가?
넌 나에게 참으로 잔인한 행복이었다. 널 처음 만나 사랑을 시작했고, 너와 영원히 헤어지던 계절인 겨울. 도돌이표처럼 되돌아온 이 계절은 마치 타임머신같이, 넌 나의 특별한 계절이 되어가는 것일까.(p.63)
안타까움
홀가분
무관심
※ 토론에서 ‘인상 깊었던 한 마디’와 토론 소감을 나눠봅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그리움의 경계선』'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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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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