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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8
이 글은 2024 중장년청춘문화공간에 참여한 인문프로그램 '제주 애월 체험·탐방' 프로그램의 참여자 수기입니다.
깃발©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주도의 푸른 밤이 오기 전
제주도의 푸른 밤이 오기 전, 제주의 노을은 어떤 모습일까?
붉은 색감이 제주도에 어울리긴 할까?
애월 해변가를 산책하다가 해가 지는 제주를 마감하고, 푸른 밤을 맞이하고 싶었다.
모임 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만남의 장소인 옛 우물 터.
보통 모임 장소는 터미널, 광장, 센터인데 우물 터란 장소 선정에서
오늘의 여행길은 범상치 않을 것 같다.
맛집©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주의 맛, 제주 흑돼지 5합
일단 식사부터. 제주도는 맛집이 너무 많아 메뉴 선정이 곤란할 정도이다.
관광지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이것저것 맛보고 싶다면,
육해공군을 다 맛볼 수 있는 흑돼지 5합으로 가자.
활전복, 문어, 등뼈, 흑돼지, 등갈비, 묵은 지가 푸짐하게 들어간 '제주 흑돼지 5합 김치찜'
눈코입의 삼박자가 착착 맞아떨어지는 오감 만족의 점심.
기분 좋은 포만감을 안고 걷기만 해도 좋은 제주 산책을 시작했다.
애월 해안 산책로 코스는 하물->애월진성->도대불->애월항->해신당->환해장성->배무숭이->연대 한담공원->장한철선생 생가터->곽지 해수욕장이다.
이 산책길을 제주 로컬 해설사, 해월 선생의 구수한 입담을 따라간다.
하물, 애월해안산책로의 시작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애월 순례길을 따라'하물'은 사계절 용천수가 흐는 곳으로 큰물이란 뜻이다.
애월읍 중심에 위치해서 옛 제주도민의 식수가 되어 주었고, 빨래터, 목욕탕으로 사용되었다.
그 때문에 용천수가 있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되고 문화가 발전하여 '하물'은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현재는 상징적인 용천수로만 남아있다.
목욕탕 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장공물, 남자들의 목욕탕
현재도 솟아오르는 용천수. 장군물이라고도 한다.
이는 조선시대 방어용 진지인 애월진(涯月鎭)을 지키던 한 장군이 이 물을 즐겨 이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해월 선생의 뒷 편 초등학교의 담벼락©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애월 진성
애월 초등학교에 위치한 애월 진성.
애월읍 애월리 애월포 일대는 고려 때 삼별초가 항쟁하던 옛 터가 많이 남아있다.
애월진성©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고려 때 나무로 지은 애월 목성은 삼별초가 관군을 막기 위해 축성했었고,
이후 선조 14년에 김태정 제주 목사가 돌로 애월 진성을 석축 했다.
현재는 그 일부만 남아서 담벼락처럼 보이고 있다.
성벽©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역사 유적지로 둘러싼 초등학교에서 보내는 학창 시절은 어떨까?
돌과 흙과 식물의 뿌리가 만들어낸 수백 년의 시간을 눈에 담으며 상상과 생각의 힘이 덩굴만큼 뻗어갈 것이다.
훗날 어린 시절을 기억하면서 특별한 추억을 캐내지 않을까.
도대불©한국문화예술위원회
▶도대불
진성에서 몇 걸음 더 가면 있다. 암흑으로 가득 찬 바다를 밝혀주는 빛, 제주 어부들을 위한 전통 등대이다.
일제 강점기인 1930-1935년 사이에 마을 어부들이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등대의 일본어인 도다이에서 유래하여 '도대불'이란 명칭을 얻게 되었다.
분재 문화©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현무암을 벽돌처럼 반듯하게 잘라 축조한 것은 일본 특유의 정돈된 정원과 분재 문화를 보는 것같다.
자연을 사람의 뜻대로 편집해 손안에 들여놓은 일본 양식말이다.
애월 진성이 날것 그대로의 현무암을 축조한 것과 비교하면 더 일본식 분재가 생각난다.
바다 거리©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애월항을 향해 걸어가는 길
옆에도 바다, 앞에도 바다. 제주의 바다색은 놀랍도록 다채롭다.
옆에서 보는 짙은 청색의 바다, 저 앞에 보이는 새파란 바다.
왜 많은 화가들이 제주도에서 그림을 그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왈종 선생도, 이중섭 화가도 모두 제주의 바다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풍광에 예술혼을 사로잡혔을 것이다.
정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애월항의 정자에서 잠시 바다를 본다. 언제 보아도 좋은 바다.
현무암이 숭숭 뚫린 바위섬이 반도의 여타 바다, 동해와 남해와는 다른 이국적 느낌을 준다.
신당©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신당
바닷길에 가장 가까이에 바다의 신, 해신을 모시는 해신당이 있다.
여행객에는 더할 나위 없이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이지만, 바다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부들에게는 혹독하며 두려운 존재였으리라.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공동으로 모여 해신께 제를 지낸다.
생성형 AI가 미래 사회를 이끌고 가는 시대에도 가장 원초적인 간절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초월적 존재에게 향하나 보다.
단체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신당에서. 바다를 지키는 해신에게 누군가의 무사함을 바라며.
또한 우리의 안녕을 바라며. 제주에서 따뜻한 휴식에 물들어 간다.
해안가에 의외로 선인장 군락이 있다.
바다에서 한 컷©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보검 선인장
물이 필요가 없다는 선인장이 해안가를 따라 군락을 이룬 것이 신기하다. 노란색 등대의 노란색은 경고를 뜻한다.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 그것을 '여'라고 하는데, '여'가 있어 접근하지 말라는 뜻이다.
환해장성 모습©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환해장성
해안가를 돌담으로 쌓은 성으로 환해장성이라고 한다. 환해장성은 이름 그대로 해안선 전체를 길게 둘러싼 성이다.
왜구나 적이 제주도에 쉽게 정박할 수 없게 제주도 전체를 둘러싼 방어벽인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자연 그대로의 돌을 날라서 단단히 쌓아 올렸다. 쌓아 올리면서 얼마나 기원을 했을까.
내 가족과 지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그리고 이 땅을.
보기에는 평범한 소금물 밭©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배무숭이 소금물밭
이름이 이쁘고 어렵다. 이 곳은 원래 소금물을 만들었던 곳이라 한다.
1940년 때까지만 해도 여기서 천연 소금을 채취했으나, 양식장에 밀려 갯가로 변해간다고 한다.
기존 염전과 달리 돌로 소금물을 막아 채취한다는 제주도만의 천연소금.
분명 특별할것이다. 옛날의 특별한 양식이 생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점점 사라져서 안타까왔다.
곽지 해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수심이 얕고 맑다. 거센 파도도 없다. 태양을 받아 물 그림자가 깨끗한 모래 위로 일렁인다.
끝없는 생각의 흐름을 끌어내는 맑은 바다. 눈길이 가는 곳마다 푸르름의 정도가 달리 빛나는 곽지 해변은 고요한 마음을 선물한다.
장한철 생가 터.장한철 생가 터 모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여기는 제주특별자치도 지정문화재다. 드라마<맨도롱 또똣>의 촬영지로 더 많이 유명하다.
장한철은 <표해록>의 저술자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나 표류하던 경험을 일기 형식으로 썼다.
과거는 풍랑의 고생으로 떨어졌지만, 그 덕에 출간된 그의 표류담으로 후세에 빛을 보았다.
인간사 새옹지마란 말에 딱 맞는 인물이다. 그를 보니 인생의 시간 안에서 일희일비할 필요가 사라지고 마음이 넓어지는 것 같다.
백 년 넘은 팽나무 노거수©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백 년이 넘은 팽나무 노거수. 노거수는 수령이 많은 커다란 나무를 뜻한다.
제주에는 아름드리 노거수가 많은데 그 수종 대부분이 팽나무라고 한다.
전남 다도해 섬에도 수백 년 된 팽나무 군락지가 있는 걸로 보아 팽나무는 섬에 최적화된 나무일지도 모르겠다.
해풍에 머리가 날아간 것처럼 보이는 팽나무. 예로부터 커다란 노거수 아래는 사람들이 모여 사랑방처럼 소식을 나누었다고 한다.
지금도 커다란 팽나무 아래 앉아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연 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나의 존재가 유의미한 나눔이 되는 시간
전성실 작가의 <살아있는 것도 나눔이다>라는 책에 관한 북토크가 시작되었다.
그는 나눔이란 내가 남에게 무엇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와 타인의 관계 속에서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 서로 관계를 맺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함께 주고받는 것이라고 한다.
애월 순례길을 산책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나눔을 했는지 이야기해보았다.
처음에는 나눔을 한 것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화를 통해서 알았다.
산책로에서 웃음, 팽나무 아래에서의 대화 등등이 타인에게 의미를 주었고, 나도 모르게 행복을 나누고 있었다는 것을.
삶을 열심히 살아온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나눔이 되는 삶을 살아왔던 것이다.
아름다운 노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안 도로로 나오니 하늘에 붉은 해가 지고 있었다. 애월의 하늘은 참으로 영화 같다.
붉은 배경의 검은 실루엣 애니메이션 같은.
오늘 제주 애월에서 걷던 모든 걸음과 눈에 담았던 풍경이 노을 위로 새겨지며 내게 평화를 전한다.
제주도의 푸른 밤이 오기 전, 붉은 노을 아래 물드는 따뜻한 휴식이 있었구나.
2024년 11월 21일 제주 애월의 노을에 기대어 쉬며.
점점 저물어가는 노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소개
중장년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조성하여 삶의 활력을 제고하고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한 인문프로그램 운영
사업대상
중장년
사업연도
2024년
운영시기
11월 21일
주최·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붉은 노을 아래 물드는 따뜻한 휴식'은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니 문의 후 이용부탁드립니다.
COPYRIGHTⓒ2024 Arts council Korea. ALL RIGHT RESERVED.
문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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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노을 아래 물드는 따뜻한 휴식
2024-12-18
이 글은 2024 중장년청춘문화공간에 참여한 인문프로그램 '제주 애월 체험·탐방' 프로그램의 참여자 수기입니다.
깃발©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주도의 푸른 밤이 오기 전
제주도의 푸른 밤이 오기 전, 제주의 노을은 어떤 모습일까?
붉은 색감이 제주도에 어울리긴 할까?
애월 해변가를 산책하다가 해가 지는 제주를 마감하고, 푸른 밤을 맞이하고 싶었다.
모임 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만남의 장소인 옛 우물 터.
보통 모임 장소는 터미널, 광장, 센터인데 우물 터란 장소 선정에서
오늘의 여행길은 범상치 않을 것 같다.
맛집©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주의 맛, 제주 흑돼지 5합
일단 식사부터. 제주도는 맛집이 너무 많아 메뉴 선정이 곤란할 정도이다.
관광지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이것저것 맛보고 싶다면,
육해공군을 다 맛볼 수 있는 흑돼지 5합으로 가자.
활전복, 문어, 등뼈, 흑돼지, 등갈비, 묵은 지가 푸짐하게 들어간 '제주 흑돼지 5합 김치찜'
눈코입의 삼박자가 착착 맞아떨어지는 오감 만족의 점심.
기분 좋은 포만감을 안고 걷기만 해도 좋은 제주 산책을 시작했다.
애월 해안 산책로 코스는 하물->애월진성->도대불->애월항->해신당->환해장성->배무숭이->연대 한담공원->장한철선생 생가터->곽지 해수욕장이다.
이 산책길을 제주 로컬 해설사, 해월 선생의 구수한 입담을 따라간다.
하물, 애월해안산책로의 시작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애월 순례길을 따라'하물'은 사계절 용천수가 흐는 곳으로 큰물이란 뜻이다.
애월읍 중심에 위치해서 옛 제주도민의 식수가 되어 주었고, 빨래터, 목욕탕으로 사용되었다.
그 때문에 용천수가 있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되고 문화가 발전하여 '하물'은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현재는 상징적인 용천수로만 남아있다.
목욕탕 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장공물, 남자들의 목욕탕
현재도 솟아오르는 용천수. 장군물이라고도 한다.
이는 조선시대 방어용 진지인 애월진(涯月鎭)을 지키던 한 장군이 이 물을 즐겨 이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해월 선생의 뒷 편 초등학교의 담벼락©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애월 진성
애월 초등학교에 위치한 애월 진성.
애월읍 애월리 애월포 일대는 고려 때 삼별초가 항쟁하던 옛 터가 많이 남아있다.
애월진성©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고려 때 나무로 지은 애월 목성은 삼별초가 관군을 막기 위해 축성했었고,
이후 선조 14년에 김태정 제주 목사가 돌로 애월 진성을 석축 했다.
현재는 그 일부만 남아서 담벼락처럼 보이고 있다.
성벽©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역사 유적지로 둘러싼 초등학교에서 보내는 학창 시절은 어떨까?
돌과 흙과 식물의 뿌리가 만들어낸 수백 년의 시간을 눈에 담으며 상상과 생각의 힘이 덩굴만큼 뻗어갈 것이다.
훗날 어린 시절을 기억하면서 특별한 추억을 캐내지 않을까.
도대불©한국문화예술위원회
▶도대불
진성에서 몇 걸음 더 가면 있다. 암흑으로 가득 찬 바다를 밝혀주는 빛, 제주 어부들을 위한 전통 등대이다.
일제 강점기인 1930-1935년 사이에 마을 어부들이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등대의 일본어인 도다이에서 유래하여 '도대불'이란 명칭을 얻게 되었다.
분재 문화©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현무암을 벽돌처럼 반듯하게 잘라 축조한 것은 일본 특유의 정돈된 정원과 분재 문화를 보는 것같다.
자연을 사람의 뜻대로 편집해 손안에 들여놓은 일본 양식말이다.
애월 진성이 날것 그대로의 현무암을 축조한 것과 비교하면 더 일본식 분재가 생각난다.
바다 거리©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애월항을 향해 걸어가는 길
옆에도 바다, 앞에도 바다. 제주의 바다색은 놀랍도록 다채롭다.
옆에서 보는 짙은 청색의 바다, 저 앞에 보이는 새파란 바다.
왜 많은 화가들이 제주도에서 그림을 그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왈종 선생도, 이중섭 화가도 모두 제주의 바다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풍광에 예술혼을 사로잡혔을 것이다.
정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애월항의 정자에서 잠시 바다를 본다. 언제 보아도 좋은 바다.
현무암이 숭숭 뚫린 바위섬이 반도의 여타 바다, 동해와 남해와는 다른 이국적 느낌을 준다.
신당©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신당
바닷길에 가장 가까이에 바다의 신, 해신을 모시는 해신당이 있다.
여행객에는 더할 나위 없이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이지만, 바다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부들에게는 혹독하며 두려운 존재였으리라.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공동으로 모여 해신께 제를 지낸다.
생성형 AI가 미래 사회를 이끌고 가는 시대에도 가장 원초적인 간절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초월적 존재에게 향하나 보다.
단체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신당에서. 바다를 지키는 해신에게 누군가의 무사함을 바라며.
또한 우리의 안녕을 바라며. 제주에서 따뜻한 휴식에 물들어 간다.
해안가에 의외로 선인장 군락이 있다.
바다에서 한 컷©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보검 선인장
물이 필요가 없다는 선인장이 해안가를 따라 군락을 이룬 것이 신기하다. 노란색 등대의 노란색은 경고를 뜻한다.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 그것을 '여'라고 하는데, '여'가 있어 접근하지 말라는 뜻이다.
환해장성 모습©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환해장성
해안가를 돌담으로 쌓은 성으로 환해장성이라고 한다. 환해장성은 이름 그대로 해안선 전체를 길게 둘러싼 성이다.
왜구나 적이 제주도에 쉽게 정박할 수 없게 제주도 전체를 둘러싼 방어벽인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자연 그대로의 돌을 날라서 단단히 쌓아 올렸다. 쌓아 올리면서 얼마나 기원을 했을까.
내 가족과 지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그리고 이 땅을.
보기에는 평범한 소금물 밭©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배무숭이 소금물밭
이름이 이쁘고 어렵다. 이 곳은 원래 소금물을 만들었던 곳이라 한다.
1940년 때까지만 해도 여기서 천연 소금을 채취했으나, 양식장에 밀려 갯가로 변해간다고 한다.
기존 염전과 달리 돌로 소금물을 막아 채취한다는 제주도만의 천연소금.
분명 특별할것이다. 옛날의 특별한 양식이 생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점점 사라져서 안타까왔다.
곽지 해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수심이 얕고 맑다. 거센 파도도 없다. 태양을 받아 물 그림자가 깨끗한 모래 위로 일렁인다.
끝없는 생각의 흐름을 끌어내는 맑은 바다. 눈길이 가는 곳마다 푸르름의 정도가 달리 빛나는 곽지 해변은 고요한 마음을 선물한다.
장한철 생가 터.장한철 생가 터 모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여기는 제주특별자치도 지정문화재다. 드라마<맨도롱 또똣>의 촬영지로 더 많이 유명하다.
장한철은 <표해록>의 저술자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나 표류하던 경험을 일기 형식으로 썼다.
과거는 풍랑의 고생으로 떨어졌지만, 그 덕에 출간된 그의 표류담으로 후세에 빛을 보았다.
인간사 새옹지마란 말에 딱 맞는 인물이다. 그를 보니 인생의 시간 안에서 일희일비할 필요가 사라지고 마음이 넓어지는 것 같다.
백 년 넘은 팽나무 노거수©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백 년이 넘은 팽나무 노거수. 노거수는 수령이 많은 커다란 나무를 뜻한다.
제주에는 아름드리 노거수가 많은데 그 수종 대부분이 팽나무라고 한다.
전남 다도해 섬에도 수백 년 된 팽나무 군락지가 있는 걸로 보아 팽나무는 섬에 최적화된 나무일지도 모르겠다.
해풍에 머리가 날아간 것처럼 보이는 팽나무. 예로부터 커다란 노거수 아래는 사람들이 모여 사랑방처럼 소식을 나누었다고 한다.
지금도 커다란 팽나무 아래 앉아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연 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나의 존재가 유의미한 나눔이 되는 시간
전성실 작가의 <살아있는 것도 나눔이다>라는 책에 관한 북토크가 시작되었다.
그는 나눔이란 내가 남에게 무엇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와 타인의 관계 속에서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 서로 관계를 맺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함께 주고받는 것이라고 한다.
애월 순례길을 산책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나눔을 했는지 이야기해보았다.
처음에는 나눔을 한 것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화를 통해서 알았다.
산책로에서 웃음, 팽나무 아래에서의 대화 등등이 타인에게 의미를 주었고, 나도 모르게 행복을 나누고 있었다는 것을.
삶을 열심히 살아온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나눔이 되는 삶을 살아왔던 것이다.
아름다운 노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안 도로로 나오니 하늘에 붉은 해가 지고 있었다. 애월의 하늘은 참으로 영화 같다.
붉은 배경의 검은 실루엣 애니메이션 같은.
오늘 제주 애월에서 걷던 모든 걸음과 눈에 담았던 풍경이 노을 위로 새겨지며 내게 평화를 전한다.
제주도의 푸른 밤이 오기 전, 붉은 노을 아래 물드는 따뜻한 휴식이 있었구나.
2024년 11월 21일 제주 애월의 노을에 기대어 쉬며.
점점 저물어가는 노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소개
중장년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조성하여 삶의 활력을 제고하고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한 인문프로그램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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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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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너머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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