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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행사 정보등록
이벤트 참여
2024-11-25
이 글은 2024 중장년청춘문화공간에 참여한 인문프로그램 '강원 철원 체험·탐방' 프로그램의 참여자 수기입니다.
DMZ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강남구청역 출발 2시간 뒤 도착한 DMZ.
단절된 공간, 그래서 완벽한 생태계가 보존된 원시림.
예전엔 걸어 들어갔지만, 요즘엔 예약시간에 딱 맞춰차량으로 들어간다.
우리의 시간은 9시 30분.
천연기념물인 겨울 철새 두루미©한국문화예술위원회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시간
두루미는 대표적 겨울 철새다.
매해 겨울에 수천씩 날아오던 그들은 점차 수가 줄어 이제 150 마리 정도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원시림 속 DMZ로 찾아들 것이다.
멸종 위기에 처한 그들은 군사 경계망 덕에 안전하게 겨울을 날 것이다.
버스 안에서 철새에 대해 잘 아시는 선생님이 끝에 이런 말을 하신다.
"또 다른 세계를 체험하고 또 다른 나를 만난다"
그 세계를 마음껏 누리고 가시길 바라게 된다.
<민통선 너머>
두루미 평화 타운 구경을 마치고 민간인 통제구역인 민통선으로 진입했다.
이곳부터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일렬로 이동했고 군용차량이 뒤를 지켰다.
안전교육을 받고 허가된 차량만 진입할 수 있다.
이어지는 주의 사항이 무시무시하다.
중간에 이탈자가 생기면 DMZ 9시 반 팀은 아무도 못 나온다고 한다.
제2 땅굴©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군인 아저씨, 감사합니다.
제2 땅굴은 70년대에 발견됐다.
똑바로 서면 내 키에 한 뼘~두 뼘 정도 공간이 남았다.
땅굴 침략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높이만 팠나 보다.
안전모를 꼭 쓰고 고개를 숙이기도 허리를 굽히기도 하면서 걸어간다.
중간중간 구멍이 뚫린 구멍은 아군이 땅을 찾기 위해 뚫은 것으로 시추공이라고 불린다.
땅굴 속은 4계절 17도 온도가 똑같아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다.
동굴의 길이는 500m.16,000명이 도열한 길이와 같다.
그 긴 거리를 갔다 오니 선선한 공기였음에도 머리에 열이 오르고 숨이 차다.
땅굴을 나와보니 전시관 쪽으로 안내해 주신다.
이런 땅굴을 찾기 위해 민통선 수색 중 지뢰로 생명을 잃은 일곱 명의 희생자가 있었다.
당시의 위험했던 상황이 떠올라 마음이 숙연해졌다.
평화 전망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파처럼 이어지는 마음으로
눈앞에 북한, 그리고 비무장 지대.
단절되었기에 보전되었던 생태계, 그 DMZ다.
곧 두루미도 찾아올 것이다.
여기는 대북, 대남 방송도 들을 수 있었다.
대북방송은 카라, 아이유 노래에 DJ가 진행도 한다.
대남 방송에는 괴이한 사람의 울음소리와 동물소리, 귀신 음성, 음산한 바람 소리 등이 섞여 있다.
이상해서 기사를 검색해 보니 지난 7월 말부터 대북 방송이 시작으로 북한군과 북한 주민들이 대북 방송을 못 듣게 소음을 내고 있는 거라는 설명이 나온다.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던 소식이다.
월정리 폐역사©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철마는 달리고 싶다" 이 표어로 더 유명한 월정리 폐역사.
사람들은 남북을 잇던 철길을 눈으로 따라가다 북쪽을 향해 모여 있다.
이렇게 가까이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거리.
언젠가 다시 이어지길 바라본다.
꽃밭©한국문화예술위원회
늦가을 철원의 평온함
철원의 눈앞에는 온통 늦가을의 꽃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산등성이를 따라 가을색이 번져 가고 있었다.
바람에 꽃향기가 묻어나 상쾌하다.
10월 말 한창의 꽃축제에서 모두 꽃을 찍으며 꽃처럼 환해졌다.
꽃밭에 있는 모두가 표정이 밝고 발걸음이 가볍다.
이선우 강사님©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문학 강의: 외롭고 고독한 인생에서 벗어나는 5가지 방법 이선우 강사님과 함께
강사님이 103세 어르신을 만나셨단다.
귀도 잘 들리고 아무 도움 없이 걸어 다니셨다 한다.
"어떻게 하면 어르신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수 있어요?"
"3가지만 해
1. 소식하기
2. 다 내려놓기
3. 기쁘게 살기"
소식하기, 내려놓기, 둘 다 어려운데 기쁘게 살기만큼은 하실 수 있을 것 같으셨단다.
무작정 웃기만 하면 되니.
좋다 좋다 하니 정말 좋은 일이 생겼고, 그렇게 100세 넘게 행복하고 살고 계신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이셨다.
"복식 호흡하고 따라 해보세요.
음하하하하하하하!!"
2시간 내내 박장대소하며 진행되었다.
하늘빛 펜션 숙소©한국문화예술위원회
편안했던 숙소
열정적인 수강과 식사 중 막걸리 한 잔으로 모두들 피곤이 가득 내려앉았다.
따뜻하게 보일러가 틀어진 펜션으로 짐을 들고 들어가는 발길이 나른하다.
깜깜해진 밤,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치유농장 나누팜©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연의 혜택 속에서
아침이다! 든든한 아침식사 후 짐을 모두 챙겨 치유 농장 나누팜으로 출발했다.
치유팜 사장님이 치유농업에 대해서 소개해 주셨다.
난 사장님의 삶이 더 관심이 갔다.
서울에서 사시다가 여기로 오셨다고 한다.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여전히 많으셔서 잠도 4~5시간밖에 안 주무시고 계속 무언가를 하신단다.
현재는 또 공부를 다시 하기 시작해서 서울을 자주 다니고 계신다.
그분의 표정과 언어가 너무 멋있어서 참여자분들은 하나라도 이야기나 조언을 더 듣고 싶어 질문 시간이 끝나지 않았다.
대표님(아내분)도 참 좋으셨다.
툭툭해주시는 말에 쑥 흡수된다.
"살아보니 자연이 주는 혜택이 너무 많더라고요.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서 농촌의 가치는 무궁무진해요"
우리는 모두 그 부부를 좋아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도, 그들이 가꾼 치유 팜도, 그들이 하는 프로그램도.
나도 그렇게 표정이 편안하고 즐거운 어른이 되고 싶었다.
국화꽃©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토록 아름다운 치유의 숲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한 분이 제가 다가와 물으신다. "국화꽃 향기 나요?"
그냥 가만히 웃으니 "이게 치유지.
국화꽃 향 맡고 햇살 내리쬐고 좋은 숨 내려쉬고 참 좋다"라고 말씀하신다.
맞다 오감을 한껏 느낄 수 있을 때, 그때가 바로 치유되는 순간이다.
전통주 발효 체험
발효 체험 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철원오대쌀로 빚는 전통주 발효 체험이 시작되었다.
레시피를 받아들고 보는데 밥을 식히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 얇게 펼쳐준다.
미리 불려서 발효해두신 밥 물을 면포에 꽉 짜냈다.
그렇게 바로 시음을 하는데 눈이 번쩍 뜨였다. 참 달콤하고 부드럽다.
불려둔 누룩에 물과 밥을 일대일로 넣고 손으로 하나하나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손이 하나하나 많이 가는 막걸리 작업이다. 조물조물 풀어준 건 한 통씩 나눠 담겼다.
직접 만든 두부와 직접 기른 식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이 나왔다.
대표님이 브런치를 먹는 자리를 잡고 하나하나 음미했다. 참 맛이 좋다.
예쁜 꽃들을 보며 여기서 나고 자란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이라 더 마음에 든다.
재밌게 대화중인데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촉촉한 기분까지 만끽하게 해주는 날씨다.
<동송시장>
계란이 유명하다는 동송시장에 도착했다.
산책 겸 시장을 도는데 한 상인분이 내일이 장날인데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그래도 좋다. 이미 볼 거리가 많으니. 그 말을 하며 지나가는데 계란이 눈에 들어온다.
말도 안 돼 이게 계란이라고??? 하고 보는데, 싸란 : 쌍둥이 계란이라는 설명을 해주신다.
강연 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문학 강의: 가벼워져서 돌아올게요. 송수연 강사님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신 이야기를 통해 풀어간 이야기였다.
그중 관심이 간 활동이 있었다.
산티아고를 30일간 떠난다고 할 때, 당신의 가방엔 무엇을 챙기고 싶은지 골라보라 하시며 여행 용품이 그려진 종이를 주셨다.
다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29개의 물건 중 빼는 물건이 없었다.
그 후 배낭의 적정한 무게는 자신의 몸무게의 10퍼센트라고 하셨다.
혹시 모르니까, 혹시 비 올까 봐, 혹시 필요할까 봐
챙겼던 물건들이 정말 필요했을까요?라며 다시 의문을 던지셨다.
챙겨간 비상식량을 열어보지도 않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며,
배낭의 무게=인생의 무게와도 같고 걱정의 무게와도 같다고 하셨다.
다시 목록을 보고 버려도 되는 물건을 가위로 잘라서 빼보라고 하셨다.
처음과 달리 쑥쑥 빼내는 모습이 보였다.
잘라낸 물건은 쓰레기통에 버리는 의식을 했다.
"잘 가 고마웠어"라고 하면서.
다음은 준비해 주신 배낭에 꼭 들고 갈 한 가지만 잘라서 넣어달라고 하셨다.
고르고 골라 꼭 들고 갈 하나가 가방에 담겼다.
미래를 대비하는 물건보다 현재를 즐기게 해주는 물건으로 배낭 속 소중한 자리를 채웠다.
가벼워지는 연습이 참 어렵지만 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매번 내일을 미래를 준비하던 모습에서 이번 1박2일 일정을 통해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기회를 만나 행복하신지 가벼운 미소가 번졌다.
이틀간 이어진 DMZ 힐링 투어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하며 새로운 곳에서 가벼워지는 연습을 해보는, 작은 탈출이자 큰 깨달음의 여정이었다.
매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소개
중장년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조성하여 삶의 활력을 제고하고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한 인문프로그램 운영
사업대상
중장년
사업연도
2024년
운영시기
10월 28~29일
주최·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DMZ, 나를 무장해제해요'은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니 문의 후 이용부탁드립니다.
COPYRIGHTⓒ2024 Arts council Korea. ALL RIGHT RESERVED.
문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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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사업 아카이브
DMZ, 나를 무장해제해요
2024-11-25
이 글은 2024 중장년청춘문화공간에 참여한 인문프로그램 '강원 철원 체험·탐방' 프로그램의 참여자 수기입니다.
DMZ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강남구청역 출발 2시간 뒤 도착한 DMZ.
단절된 공간, 그래서 완벽한 생태계가 보존된 원시림.
예전엔 걸어 들어갔지만, 요즘엔 예약시간에 딱 맞춰차량으로 들어간다.
우리의 시간은 9시 30분.
천연기념물인 겨울 철새 두루미©한국문화예술위원회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시간
두루미는 대표적 겨울 철새다.
매해 겨울에 수천씩 날아오던 그들은 점차 수가 줄어 이제 150 마리 정도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원시림 속 DMZ로 찾아들 것이다.
멸종 위기에 처한 그들은 군사 경계망 덕에 안전하게 겨울을 날 것이다.
버스 안에서 철새에 대해 잘 아시는 선생님이 끝에 이런 말을 하신다.
"또 다른 세계를 체험하고 또 다른 나를 만난다"
그 세계를 마음껏 누리고 가시길 바라게 된다.
<민통선 너머>
두루미 평화 타운 구경을 마치고 민간인 통제구역인 민통선으로 진입했다.
이곳부터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일렬로 이동했고 군용차량이 뒤를 지켰다.
안전교육을 받고 허가된 차량만 진입할 수 있다.
이어지는 주의 사항이 무시무시하다.
중간에 이탈자가 생기면 DMZ 9시 반 팀은 아무도 못 나온다고 한다.
제2 땅굴©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군인 아저씨, 감사합니다.
제2 땅굴은 70년대에 발견됐다.
똑바로 서면 내 키에 한 뼘~두 뼘 정도 공간이 남았다.
땅굴 침략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높이만 팠나 보다.
안전모를 꼭 쓰고 고개를 숙이기도 허리를 굽히기도 하면서 걸어간다.
중간중간 구멍이 뚫린 구멍은 아군이 땅을 찾기 위해 뚫은 것으로 시추공이라고 불린다.
땅굴 속은 4계절 17도 온도가 똑같아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다.
동굴의 길이는 500m.16,000명이 도열한 길이와 같다.
그 긴 거리를 갔다 오니 선선한 공기였음에도 머리에 열이 오르고 숨이 차다.
땅굴을 나와보니 전시관 쪽으로 안내해 주신다.
이런 땅굴을 찾기 위해 민통선 수색 중 지뢰로 생명을 잃은 일곱 명의 희생자가 있었다.
당시의 위험했던 상황이 떠올라 마음이 숙연해졌다.
평화 전망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파처럼 이어지는 마음으로
눈앞에 북한, 그리고 비무장 지대.
단절되었기에 보전되었던 생태계, 그 DMZ다.
곧 두루미도 찾아올 것이다.
여기는 대북, 대남 방송도 들을 수 있었다.
대북방송은 카라, 아이유 노래에 DJ가 진행도 한다.
대남 방송에는 괴이한 사람의 울음소리와 동물소리, 귀신 음성, 음산한 바람 소리 등이 섞여 있다.
이상해서 기사를 검색해 보니 지난 7월 말부터 대북 방송이 시작으로 북한군과 북한 주민들이 대북 방송을 못 듣게 소음을 내고 있는 거라는 설명이 나온다.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던 소식이다.
월정리 폐역사©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철마는 달리고 싶다" 이 표어로 더 유명한 월정리 폐역사.
사람들은 남북을 잇던 철길을 눈으로 따라가다 북쪽을 향해 모여 있다.
이렇게 가까이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거리.
언젠가 다시 이어지길 바라본다.
꽃밭©한국문화예술위원회
늦가을 철원의 평온함
철원의 눈앞에는 온통 늦가을의 꽃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산등성이를 따라 가을색이 번져 가고 있었다.
바람에 꽃향기가 묻어나 상쾌하다.
10월 말 한창의 꽃축제에서 모두 꽃을 찍으며 꽃처럼 환해졌다.
꽃밭에 있는 모두가 표정이 밝고 발걸음이 가볍다.
이선우 강사님©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문학 강의: 외롭고 고독한 인생에서 벗어나는 5가지 방법 이선우 강사님과 함께
강사님이 103세 어르신을 만나셨단다.
귀도 잘 들리고 아무 도움 없이 걸어 다니셨다 한다.
"어떻게 하면 어르신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수 있어요?"
"3가지만 해
1. 소식하기
2. 다 내려놓기
3. 기쁘게 살기"
소식하기, 내려놓기, 둘 다 어려운데 기쁘게 살기만큼은 하실 수 있을 것 같으셨단다.
무작정 웃기만 하면 되니.
좋다 좋다 하니 정말 좋은 일이 생겼고, 그렇게 100세 넘게 행복하고 살고 계신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이셨다.
"복식 호흡하고 따라 해보세요.
음하하하하하하하!!"
2시간 내내 박장대소하며 진행되었다.
하늘빛 펜션 숙소©한국문화예술위원회
편안했던 숙소
열정적인 수강과 식사 중 막걸리 한 잔으로 모두들 피곤이 가득 내려앉았다.
따뜻하게 보일러가 틀어진 펜션으로 짐을 들고 들어가는 발길이 나른하다.
깜깜해진 밤,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치유농장 나누팜©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연의 혜택 속에서
아침이다! 든든한 아침식사 후 짐을 모두 챙겨 치유 농장 나누팜으로 출발했다.
치유팜 사장님이 치유농업에 대해서 소개해 주셨다.
난 사장님의 삶이 더 관심이 갔다.
서울에서 사시다가 여기로 오셨다고 한다.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여전히 많으셔서 잠도 4~5시간밖에 안 주무시고 계속 무언가를 하신단다.
현재는 또 공부를 다시 하기 시작해서 서울을 자주 다니고 계신다.
그분의 표정과 언어가 너무 멋있어서 참여자분들은 하나라도 이야기나 조언을 더 듣고 싶어 질문 시간이 끝나지 않았다.
대표님(아내분)도 참 좋으셨다.
툭툭해주시는 말에 쑥 흡수된다.
"살아보니 자연이 주는 혜택이 너무 많더라고요.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서 농촌의 가치는 무궁무진해요"
우리는 모두 그 부부를 좋아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도, 그들이 가꾼 치유 팜도, 그들이 하는 프로그램도.
나도 그렇게 표정이 편안하고 즐거운 어른이 되고 싶었다.
국화꽃©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토록 아름다운 치유의 숲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한 분이 제가 다가와 물으신다. "국화꽃 향기 나요?"
그냥 가만히 웃으니 "이게 치유지.
국화꽃 향 맡고 햇살 내리쬐고 좋은 숨 내려쉬고 참 좋다"라고 말씀하신다.
맞다 오감을 한껏 느낄 수 있을 때, 그때가 바로 치유되는 순간이다.
전통주 발효 체험
발효 체험 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통주 발효 체험
철원오대쌀로 빚는 전통주 발효 체험이 시작되었다.
레시피를 받아들고 보는데 밥을 식히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 얇게 펼쳐준다.
미리 불려서 발효해두신 밥 물을 면포에 꽉 짜냈다.
그렇게 바로 시음을 하는데 눈이 번쩍 뜨였다. 참 달콤하고 부드럽다.
불려둔 누룩에 물과 밥을 일대일로 넣고 손으로 하나하나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손이 하나하나 많이 가는 막걸리 작업이다. 조물조물 풀어준 건 한 통씩 나눠 담겼다.
직접 만든 두부와 직접 기른 식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이 나왔다.
대표님이 브런치를 먹는 자리를 잡고 하나하나 음미했다. 참 맛이 좋다.
예쁜 꽃들을 보며 여기서 나고 자란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이라 더 마음에 든다.
재밌게 대화중인데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촉촉한 기분까지 만끽하게 해주는 날씨다.
<동송시장>
계란이 유명하다는 동송시장에 도착했다.
산책 겸 시장을 도는데 한 상인분이 내일이 장날인데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그래도 좋다. 이미 볼 거리가 많으니. 그 말을 하며 지나가는데 계란이 눈에 들어온다.
말도 안 돼 이게 계란이라고??? 하고 보는데, 싸란 : 쌍둥이 계란이라는 설명을 해주신다.
강연 현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문학 강의: 가벼워져서 돌아올게요. 송수연 강사님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신 이야기를 통해 풀어간 이야기였다.
그중 관심이 간 활동이 있었다.
산티아고를 30일간 떠난다고 할 때, 당신의 가방엔 무엇을 챙기고 싶은지 골라보라 하시며 여행 용품이 그려진 종이를 주셨다.
다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29개의 물건 중 빼는 물건이 없었다.
그 후 배낭의 적정한 무게는 자신의 몸무게의 10퍼센트라고 하셨다.
혹시 모르니까, 혹시 비 올까 봐, 혹시 필요할까 봐
챙겼던 물건들이 정말 필요했을까요?라며 다시 의문을 던지셨다.
챙겨간 비상식량을 열어보지도 않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며,
배낭의 무게=인생의 무게와도 같고 걱정의 무게와도 같다고 하셨다.
다시 목록을 보고 버려도 되는 물건을 가위로 잘라서 빼보라고 하셨다.
처음과 달리 쑥쑥 빼내는 모습이 보였다.
잘라낸 물건은 쓰레기통에 버리는 의식을 했다.
"잘 가 고마웠어"라고 하면서.
다음은 준비해 주신 배낭에 꼭 들고 갈 한 가지만 잘라서 넣어달라고 하셨다.
고르고 골라 꼭 들고 갈 하나가 가방에 담겼다.
미래를 대비하는 물건보다 현재를 즐기게 해주는 물건으로 배낭 속 소중한 자리를 채웠다.
가벼워지는 연습이 참 어렵지만 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매번 내일을 미래를 준비하던 모습에서 이번 1박2일 일정을 통해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기회를 만나 행복하신지 가벼운 미소가 번졌다.
이틀간 이어진 DMZ 힐링 투어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하며 새로운 곳에서 가벼워지는 연습을 해보는, 작은 탈출이자 큰 깨달음의 여정이었다.
매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소개
중장년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조성하여 삶의 활력을 제고하고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한 인문프로그램 운영
사업대상
중장년
사업연도
2024년
운영시기
10월 28~29일
주최·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DMZ, 나를 무장해제해요'은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니 문의 후 이용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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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오는 바람과 내면 소통하기, 자작나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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