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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4
이 글은 2024 중장년청춘문화공간에 참여한 인문프로그램 '강원 인제 체험·탐방' 프로그램의 참여자 수기입니다.
내 마음의 바다
우리의 숙소는 동해 바다 앞이었다.
영화 같은 일출을 기대하며 기상 상황을 확인했다.
일기 예보 흐림.
영화 같은 일출은 없었다.
검은 파도 소리, 검은 새벽 속에 파도가 푸르게 드러나자
해가 보이지 않아도 날이 밝음을 알았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다.
.
바다에서 일출을 보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이다.
'내가 기다린 것은 태양인 것인가.
아님, '다시 시작하는 나'에 대한 다짐이 필요한 것인가.'
내게 질문을 던지니 태양의 뜨고 짐의 문제는 사라지고,
나의 삶에 대한 새로운 생각으로 가득 찼다.
해돋이 의식 같은 것이 없어도 내 마음의 바다는,
빛나게 시작하려는 나에게 설레어 환하다.
이제, 눈에 보이는 태양은 기다리지 않는다.
설악산 흔들바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바다가 아닌 속초 이야기
우리의 숙소는 미시령을 넘어 강원도 고성 삼포 해수욕장 앞이었다.
뒤로는 설악산 흔들바위가 보이고 앞에는 바다이다.
휴양지로 유명한 속초는 원래 명태와 오징어가 많이 나는 작은 어촌이었다고 한다.
속초 시립 박물관©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남한 최북단에 위치한 속초.
한국전으로 피난민의 임시 거주지에서 실향민 정착촌이 되었다.
휴전선 너머 갈 수 없는 고향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작은 어촌이었던 속초의 순우리말 이름은 "풀묶음"이다.
이름의 유래처럼 땅의 절반을 설악산 국립 공원이 차지하고 있다.
자연 경관은 아름다웠지만 정착해 살 토지는 적었다.
그래서 초기 정착민들은 주인 없는 모래톱 위에 판잣집을 짓고 함께 모여 살게 되었다.
아바이 순대로 유명한 청호동©한국문화예술위원회
초기 정착민이 모여 살았던 청호동은 함경도 실향민이 많았던지 아바이 마을로 통한다.
아바이는 함경도에서 '나이 든 아저씨'를 말한다.
고향의 맛이 그리웠던 아바이들이 모여 만든 순대가 바로 그 유명한 아바이 순대다.
요즘에는 오징어 산지의 이점을 살려 오징어순대도 특산물이 되었다.
사진에 있는 그 옛날 아바이 마을은 바다가 시리도록 파랗다.
이야기에 나오는 쪽빛 바다가 정말 가능했다.
더 먼 옛날, 아바이 마을, 청호동은 철기 시대의 터전이었다. 바로 20분 거리의 대포항 해변은 신석기 유물터.
따라서 아바이 마을은 동쪽 바닷가에서 시작한 신석기의 토기와 석기들이 구릉 산지를 따라 점차 철기 시대로 이어지는 중요한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속초는 이렇게 현재 유명 관광지로, 그 이전에는 실향민의 안식처로,
더 먼 시대에는 철기 시대와 신석기의 생활터로 한반도의 유구한 역사를 품고 성장했다.
작은 어촌에서 캐내는 이야기는 사람의 내면처럼 깊고 끝이 없었다.
속초 시립박물관의 정착촌 생활 체험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속초시립박물관에는 실향민들의 체험관이있다.
이들은 물자 부족으로 모여 살았기 때문에 집도 공동거주형으로 지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이북 양식도 접목해서.
단단한 지반이 아닌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모래톱에 집을 짓고 살려면, 여럿이 함께 모여 있어야 서로 안심이 되지 않을까.
때마다 불어오는 바다의 태풍에도 대비를 해야 하는 고단한 삶이었을 것이다.
함께라서 덜 외롭고 위로가 됐을 것이다.
체험관에는 오래된 경대와 손재봉틀, 산촌의 부엌 아궁이들이 매우 옹색했다.
그러나 마음을 밝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작은 칠판과 책상.
어려움 속에서도 교육열은 뜨거웠고, 척박한 삶을 딛고 오늘날의 눈부신 속초를 만드는 토대가 되었을 것이다.
그 시대를 지나온 세대가 편안히 계시길 바란다.
'풀묶음'이라는 작은 마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아찾기 강연©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문학 강의: 성격 심리를 활용한 자기 탐색
어릴 때 받은 앙케트 질문은 항상 '나'에 관한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추구하는 것, 하고 싶은 것부터 일급비밀까지.
찐 친구끼리 서로 더 알고 싶어서 돌리는 앙케트는 그래서 나의 솔직한 고백이 되었다.
학년이 바뀔 때마다 앙케트를 받아들고 생각했다.
'나인 듯 내가 아닌 나 같은 나'는 누구일까.
많이 생각하고 적었던 기억이 있다.
수십 년이 흘러 내 앞에 다시 그때와 같은 질문이 있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 오랜만에 만난 질문에 어제 자작나무 숲에서,
오늘 바다에서 만난 나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솟구쳤다.
현장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나를 표현하기 어려운 분들도 계셨다.
한꺼번에 올라오는 많은 마음들.
그럴 때 필요한 감정 스티커들.
간단한 단어로 모든 것이 소통이 되는 시간.
이제 우리는 언어를 넘어선 감정을 읽는 나이가 되지 않았는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에서 눈빛에서 이해되는 시간이 편하다.
속초의 유명 리조트©한국문화예술위원회
태양은 기다리지 않는다.
생각을 정리하기엔 바다가 제격이다.
시원한 파도 소리에 마음이 안정된다.
따뜻한 햇살 속에 해안을 따라 이어진 다리를 걸으며 1박 2일의 여정을 천천히 생각해 보았다.
오늘 새벽, 어둠을 깨고 나오는 붉은 태양을 기다렸다.
새롭게 시작하는 나를 축복하기 바라며.
우르르 나와 사람들과 같이 기다렸다.
그런데 기상 악화로 그 꿈은 깨졌다.
검은 새벽에서 그냥 날 샜다.
밝은 바닷가에서 들었던 생각.
나는 무엇 때문에 태양을 기다리는가.
태양이란 허상이 가린 진짜 중요한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놓치지 않고 보았다.
'천천히 밝아오는 나다움을' 이번 여행으로 나는 내가 찾던 걸 찾은 것 같다.
1박 2일의 여정을 마무리로 찾은 온천©한국문화예술위원회
어디선가 빛나고 있는 당신들을 기억하며
자연 속 휴식으로, 인문학적 풍성함으로 내면의 세계로 조용한 여정을 지원해 준 청춘문화공간에 감사한다.
사업소개
중장년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조성하여 삶의 활력을 제고하고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한 인문프로그램 운영
사업대상
중장년
사업연도
2024년
운영시기
10월 31일~ 11월 01일
주최·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불어오는 바람과 내면 소통하기, 바다편'는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니 문의 후 이용부탁드립니다.
COPYRIGHTⓒ2024 Arts council Korea. ALL RIGHT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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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오는 바람과 내면 소통하기, 바다편
2024-12-04
이 글은 2024 중장년청춘문화공간에 참여한 인문프로그램 '강원 인제 체험·탐방' 프로그램의 참여자 수기입니다.
내 마음의 바다
우리의 숙소는 동해 바다 앞이었다.
영화 같은 일출을 기대하며 기상 상황을 확인했다.
일기 예보 흐림.
영화 같은 일출은 없었다.
검은 파도 소리, 검은 새벽 속에 파도가 푸르게 드러나자
해가 보이지 않아도 날이 밝음을 알았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다.
.
바다에서 일출을 보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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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다린 것은 태양인 것인가.
아님, '다시 시작하는 나'에 대한 다짐이 필요한 것인가.'
내게 질문을 던지니 태양의 뜨고 짐의 문제는 사라지고,
나의 삶에 대한 새로운 생각으로 가득 찼다.
해돋이 의식 같은 것이 없어도 내 마음의 바다는,
빛나게 시작하려는 나에게 설레어 환하다.
이제, 눈에 보이는 태양은 기다리지 않는다.
설악산 흔들바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바다가 아닌 속초 이야기
우리의 숙소는 미시령을 넘어 강원도 고성 삼포 해수욕장 앞이었다.
뒤로는 설악산 흔들바위가 보이고 앞에는 바다이다.
휴양지로 유명한 속초는 원래 명태와 오징어가 많이 나는 작은 어촌이었다고 한다.
속초 시립 박물관©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남한 최북단에 위치한 속초.
한국전으로 피난민의 임시 거주지에서 실향민 정착촌이 되었다.
휴전선 너머 갈 수 없는 고향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작은 어촌이었던 속초의 순우리말 이름은 "풀묶음"이다.
이름의 유래처럼 땅의 절반을 설악산 국립 공원이 차지하고 있다.
자연 경관은 아름다웠지만 정착해 살 토지는 적었다.
그래서 초기 정착민들은 주인 없는 모래톱 위에 판잣집을 짓고 함께 모여 살게 되었다.
아바이 순대로 유명한 청호동©한국문화예술위원회
초기 정착민이 모여 살았던 청호동은 함경도 실향민이 많았던지 아바이 마을로 통한다.
아바이는 함경도에서 '나이 든 아저씨'를 말한다.
고향의 맛이 그리웠던 아바이들이 모여 만든 순대가 바로 그 유명한 아바이 순대다.
요즘에는 오징어 산지의 이점을 살려 오징어순대도 특산물이 되었다.
사진에 있는 그 옛날 아바이 마을은 바다가 시리도록 파랗다.
이야기에 나오는 쪽빛 바다가 정말 가능했다.
더 먼 옛날, 아바이 마을, 청호동은 철기 시대의 터전이었다. 바로 20분 거리의 대포항 해변은 신석기 유물터.
따라서 아바이 마을은 동쪽 바닷가에서 시작한 신석기의 토기와 석기들이 구릉 산지를 따라 점차 철기 시대로 이어지는 중요한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속초는 이렇게 현재 유명 관광지로, 그 이전에는 실향민의 안식처로,
더 먼 시대에는 철기 시대와 신석기의 생활터로 한반도의 유구한 역사를 품고 성장했다.
작은 어촌에서 캐내는 이야기는 사람의 내면처럼 깊고 끝이 없었다.
속초 시립박물관의 정착촌 생활 체험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속초시립박물관에는 실향민들의 체험관이있다.
이들은 물자 부족으로 모여 살았기 때문에 집도 공동거주형으로 지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이북 양식도 접목해서.
단단한 지반이 아닌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모래톱에 집을 짓고 살려면, 여럿이 함께 모여 있어야 서로 안심이 되지 않을까.
때마다 불어오는 바다의 태풍에도 대비를 해야 하는 고단한 삶이었을 것이다.
함께라서 덜 외롭고 위로가 됐을 것이다.
체험관에는 오래된 경대와 손재봉틀, 산촌의 부엌 아궁이들이 매우 옹색했다.
그러나 마음을 밝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작은 칠판과 책상.
어려움 속에서도 교육열은 뜨거웠고, 척박한 삶을 딛고 오늘날의 눈부신 속초를 만드는 토대가 되었을 것이다.
그 시대를 지나온 세대가 편안히 계시길 바란다.
'풀묶음'이라는 작은 마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아찾기 강연©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문학 강의: 성격 심리를 활용한 자기 탐색
어릴 때 받은 앙케트 질문은 항상 '나'에 관한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추구하는 것, 하고 싶은 것부터 일급비밀까지.
찐 친구끼리 서로 더 알고 싶어서 돌리는 앙케트는 그래서 나의 솔직한 고백이 되었다.
학년이 바뀔 때마다 앙케트를 받아들고 생각했다.
'나인 듯 내가 아닌 나 같은 나'는 누구일까.
많이 생각하고 적었던 기억이 있다.
수십 년이 흘러 내 앞에 다시 그때와 같은 질문이 있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 오랜만에 만난 질문에 어제 자작나무 숲에서,
오늘 바다에서 만난 나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솟구쳤다.
현장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나를 표현하기 어려운 분들도 계셨다.
한꺼번에 올라오는 많은 마음들.
그럴 때 필요한 감정 스티커들.
간단한 단어로 모든 것이 소통이 되는 시간.
이제 우리는 언어를 넘어선 감정을 읽는 나이가 되지 않았는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에서 눈빛에서 이해되는 시간이 편하다.
속초의 유명 리조트©한국문화예술위원회
태양은 기다리지 않는다.
생각을 정리하기엔 바다가 제격이다.
시원한 파도 소리에 마음이 안정된다.
따뜻한 햇살 속에 해안을 따라 이어진 다리를 걸으며 1박 2일의 여정을 천천히 생각해 보았다.
오늘 새벽, 어둠을 깨고 나오는 붉은 태양을 기다렸다.
새롭게 시작하는 나를 축복하기 바라며.
우르르 나와 사람들과 같이 기다렸다.
그런데 기상 악화로 그 꿈은 깨졌다.
검은 새벽에서 그냥 날 샜다.
밝은 바닷가에서 들었던 생각.
나는 무엇 때문에 태양을 기다리는가.
태양이란 허상이 가린 진짜 중요한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놓치지 않고 보았다.
'천천히 밝아오는 나다움을' 이번 여행으로 나는 내가 찾던 걸 찾은 것 같다.
1박 2일의 여정을 마무리로 찾은 온천©한국문화예술위원회
어디선가 빛나고 있는 당신들을 기억하며
자연 속 휴식으로, 인문학적 풍성함으로 내면의 세계로 조용한 여정을 지원해 준 청춘문화공간에 감사한다.
사업소개
중장년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조성하여 삶의 활력을 제고하고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한 인문프로그램 운영
사업대상
중장년
사업연도
2024년
운영시기
10월 31일~ 11월 01일
주최·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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